노사의 성숙도가 답이네요 대립만 가득한게 현실이죠
노란봉투법이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3조 개정안
별칭: 노란봉투법 (건설 현장 임금체불 항의 시 사용된 노란 봉투에서 유래)
2025년 8월 24일 국회 본회의 통과, 공포 6개월 후 시행 예정
현대제철이 비정규직 노조를 상대로 제기했던 4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업의 법정 전략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노란봉투법 통과를 앞두고 나온 이 결정은 한국 노사관계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상징적 사건이다.
2021년 현대제철 사태는 한국 노사관계의 민낯을 보여준 대표 사례였다.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50여 일간 농성을 벌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해 기업이 쏘아 올린 것은 무려 24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었다. 노동자 1인당 평균 1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금액이었다.
이런 거액 손배소는 사실상 '노조 길들이기'의 수단으로 작용해왔다.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배상금 위험 앞에서 노동자들은 정당한 권리 행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왜곡시켰다.
현대제철의 손배소 취하는 노란봉투법이 이미 현실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보여준다. 법 시행을 6개월 앞두고도 기업들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것은 이 법안의 실효성을 간접적으로 입증한다.
노란봉투법의 가장 큰 의의는 노동쟁의에서 발생하는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함으로써 노동자들이 위축되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또한 하청 노동자들도 실질적 사용자인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되어 간접고용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손배소 취하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과도한 손배소 대신 합리적 대화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 노동자들은 위축감 없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노란봉투법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려면 법 조문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노사의 성숙함이 필요하다. 대립보다는 대화를, 힘의 논리보다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