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시기, 일제가 조선인의 민족혼을 완전히 말살하기 위해 시행했던 조선어 말살정책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한글이 스마트폰의 발달, 독서 부족 등으로 인해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 K-POP, K-드라마, K-푸드 등의 한류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세계 1위 언어학습 플랫폼에서 인기 학습 언어로 한글이 5위로 선정되는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죠.
한글날을 전후로 해서 뉴스에 보도된 기사를 보더라도, 학교 현장과 나아가 사회 전반적으로 문해력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이 될 정도이니까요. 일례로 수업 중 임시로 지은 제목을 뜻하는 가제(假製)라는 단어를 바닷가재로 대답한다거나, 조상의 계보를 적은 족보(族譜)라는 단어에 족발보쌈세트라고 대답한다거나, 사건의 첫출발점을 의미하는 시발점이라는 단어를 듣고 왜 욕을 하느냐고 학생들까지 있었죠.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학생들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030세대에게 가결(可決)의 뜻을 묻자 모른다고 대답하였고, 비가 올 경우를 의미하는 우천 시라는 것을 보고 우천시가 어디냐고 대답하는 학부모의 예는 문해력 논란이 단지, 학교 현장의 문제가 아닌 사회전반적 심각한 현상임을 의미합니다.
제가 클 때까지만 하더라도,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특별활동에 독서반을 들어가게 하거나, 방학숙제로 독서감상문, 일기쓰기 등을 과제로 제출하도록 해서 책을 읽도록 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가족과 친구와의 대화하는 시간도 줄었고 OTT 및 유튜브의 발달로 독서보다는 디지털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보는 것도 한몫한 것 같아요.
얼마 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하여 가정과 학교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학생들에게 일깨워주고 학습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책 더 열심히 읽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