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회 할말이슈] 우리가 역사를 기억해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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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대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너무도 충격적이다. 욱일기 형상을 한 그림과 '조센징' 등 혐오 표현이 담긴 전시물이 설치된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아직도 극복해야 할 역사 교육의 공백과 인권 의식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조센징'이라는 용어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멸시하며 사용했던 극도의 혐오 표현이다. 이는 단순한 욕설이 아니라 식민 지배의 정당성을 위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려 했던 제국주의적 폭력의 산물이다. 욱일기 역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아시아 태평양 전쟁 당시 침략과 만행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상징들을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학 캠퍼스에 버젓이 전시했다는 것은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모독하는 행위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헛되게 만드는 반역사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복합적으로 보여준다. 첫째, 역사 교육의 실패다. 젊은 세대가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그 상징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는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지혜의 원천이어야 하는데, 그 본질적 가치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둘째, 혐오 표현에 대한 감수성 부족이다. 인터넷과 SNS 환경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혐오 표현들이 일상화되면서,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폭력인지에 대한 인식이 마비되고 있다. 특히 역사적 맥락이 있는 혐오 표현의 경우 그 파괴력은 더욱 크다.

 

셋째,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지만, 그것이 타인의 인격과 존엄성을 짓밟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기본 원칙을 간과하고 있다.

 

먼저 해당 학생에 대한 엄중한 징계가 필요하다. 한성대는 "학교 승인 받지 않아…약 40분 만에 철거"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후 조치일 뿐이다. 단순한 무단 전시를 넘어서 역사 왜곡과 혐오 표현이라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학이나 퇴학 등 강력한 징계가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법적 검토도 필요하다. 현행 형법상 모독죄나 명예훼손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혐오 표현에 대한 법적 제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역사적 맥락이 있는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별도의 가중 처벌 규정도 고려할 만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대학은 단순한 지식 전달 기관이 아니라 인격 형성의 장이어야 한다. 모든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한국 근현대사와 인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일제강점기사와 관련해서는 피해자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역사적 현장을 방문하는 체험형 교육이 필요하다.

 

혐오 표현에 대한 사회적 감수성도 높여야 한다. 대학 내 인권센터를 활성화하고, 혐오 표현 신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인권 교육과 토론회를 통해 건전한 비판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는 우리 사회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의 징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과 인권 의식을 심어주지 못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특히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에게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성찰해야 한다. 일제강점기를 직접 경험한 세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지금, 그 기억과 교훈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기억하는 것은 그런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며,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함이다.

 

이번 한성대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다양성을 존중하되 기본적인 인간의 존엄성은 지켜나가는 그런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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