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축제는 아니지
https://spt.co.kr/news/cmhaxpq6t00008a95vipo55ah
요약:
전국에서 우후죽순 열리는 지역축제...
24년 기준 지역 축제는 전국 1,170개에 이르고 어마어마한 예산을 먹는 하마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축제 중 실제 경제효과가 입증된 축제는 손에 꼽는다고 합니다.
흑자를 내는 행사는 4개 정도이고
문체부가 축제 특성과 콘텐츠, 관광객 유치 및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준으로 지정한
‘문화관광축제’는 25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ㅁ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2025 세계라면축제> 기억하시나요?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2025 세계라면축제> 기억하시나요?
15개국 2200여 개 라면을 선보이겠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몇 종류 안 되는 국산 라면만 선보였다고 합니다.
신라면을 비롯한 국산라면 3종과 많이 잡아줘서 일부 동남아 라면까지 합쳐도 약 10종류가 전부였다고 합니다.
명색이 '라면 축제'지만 주최 측에서는 해외는커녕 국내 라면 브랜드와도 아무런 협약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2025 세계라면축제>라는 이름이 아주 쑥스러워지네요 ^^;;
입장료 1만원을 냈지만
라면을 직접 끓여 먹어야 하는데, 온수가 충분히 보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처럼 찾아온 입장객들은 제대로 된 라면을 못 먹었다고 합니다.
주최 측에서 계약금을 내지 않아 초청 가수, DJ 공연 등은 전부 취소되었고
행사의 초청된 가수, DJ들은 시간과 인력만 날려먹었음에도
주최 측은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홍보물로 계속 사용했다고 합니다.
주최 측에서 대금을 내지 않아 안전 요원 등은 투입되지 않았으며
쓰레기도 행사장 곳곳에 그대로 방치되었다고 합니다.
몰지각한 일부 관람객들은
그나마도 종류도 국내라면 3종류밖에 없는 진열대의 라면을 준비해온 백팩에
컵라면을 약탈하는 장면까지 포착되었다고 합니다.
(입장료 1만원이 무척이나 아까웠는지 본전 챙기기인건가요^^;;)
이러한 총체적 난국으로 인해 평점은 0점대로 떨어졌고,
'라면 잼버리', '3개라면축제' 등의 별명이 붙었으며
"1만 원에 난민 체험을 했다", "우리집에 있는 라면 종류가 더 많겠다"는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이름만 화려했지 엉망으로 준비한 축제가 얼마나 엉망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ㅁ 지역축제가 1,170개이고 크고 작은 행사는 1만5천여건!
24년 기준 지역 축제는 전국 1,170개라고 합니다.
광역단체별로는 경남이 141개로 가장 많고, 경기 124개, 강원 117개, 충남 100개, 전남 99개, 전북 87개,
경북 84개, 제주 43개, 충북 34개 순이라고 합니다.
(매일 3.2건의 축제가 열리는 셈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크고 작은 행사까지 합치면 1만5000여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축제 공화국’, ‘행사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제가 우리 동네에서 펼쳐지는 행사에 대해 소개하는 게시글을 보면
진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지역 축제들도 너무 많았고,
전국에 특산물과 행사주제가 겹치는 행사들도 너무너무 많았습니다.
ㅁ 지역민: “대체 무슨 명목으로 축제가 열리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대전에 사시는 20대 시민분이 대전 도심에서 열린 '0시 축제'로 인한 도로 교통 통제를 바라보며
“대체 무슨 명목으로 축제가 열리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폭염으로 체험 부스에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그냥 내 세금만 녹고 있는 게 아니냐”고 했습니다.
<대전 0시 축제>가 '대전 부르스'라는 옛 가요의 노랫말에서 유래했고,
대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행사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시간 여행 축제라고...
근데 이런 심오한(?) 행사 취지를 아시는 분이 몇분이나 되실까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천만원 이하 소규모 행사들이 전국 기준 엄청나게 많아졌다고 하는데...
주최 측조차 3,000만원도 안 되는 예산으로는 제대로 된 행사가 어렵다고 실토합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조차
“정말 제대로 된 축제를 열려면 최소 10억원은 있어야 한다”
“비용이 적으면 외부 전문가 인력이 아닌 공무원들이 차출, 동원되기 때문에 공무원들도 괴롭긴 마찬가지”
라고 토로했습니다.
축제를 많이 만들어 놓으면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거 아니냐고요?
여론조사에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지역축제에 한 번 이상 참가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은 2023년 35.4%로 2019년(45%)보다 9.6%포인트 하락했다고 합니다.
1인당 평균 관광 소비액도 2023년 3만1000원대로 2019년 대비 12.7% 줄었다고...
ㅁ 마치 복사+붙여넣기 한 특색없는 지역축제들이 너무 많아요!
우후죽순 늘어난 지역축제들은 정체성이 모호하거나 주제가 서로 겹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한가지 일례를 들자면
10월,11월에 전국에서 동시에 열리는 '국화축제'가 12개가 넘는다고...
특산물은 전국을 수놓는 단골 축제 메뉴라고 합니다.
겨울철 빙어나 송어 축제는 강원도 인제, 평창, 경기도 파주ㆍ강화도ㆍ양평ㆍ안성 등이 열고 있습니다.
거기에 경북 의성도 처음으로 빙어 축제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자연경관 축제도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태백시의 태백산 눈축제, 홍천군의 홍천강 꽁꽁축제…
봄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산수유, 벚꽃, 매화 축제가 줄을 잇는다고 합니다.
단군 이래 축제가 가장 많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ㅁ 지자체들이 지역 축제에 목숨 거는 이유?
일선 지자체가 너도나도 축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간단하다고 합니다.
지역 축제를 통해 인구소멸에 취약한 지방의 소멸, 쇠퇴의 방파제(?)로 보기 때문이라고ㄷㄷ
(행사 특색도 없이 국민 세금으로 끼리끼리 먹고 즐기는 지역 축제들이 그런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요^^;;)
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지방의 인구 절벽과 고령화, 일자리 부족의 악순환에 숨통을 틔워주는 것은 지역 축제 개최를 통한 외부 관광객 유치와 인구 유입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서울의 주요 역은 지방의 마케팅 전쟁터가 된지 오래입니다.
지자체들의 축제나 관광, 특산물 마케팅은 레드오션마냥 경쟁이 치열합니다.
어떤 분들은
“축제나 행사를 수익 차원에서만 접근해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합니다.
직간접적 파급 효과가 크다는 얘기입니다.
지자체 관계자는
“축제는 적자를 내더라도 관광객과 귀농 및 귀촌 유치, 지역 홍보 효과가 있다면 소기의 목표를 이룬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냉철한 국민의 입장에선
'지역경제 살리기'의 일환으로 풀어준 지역 축제에 대해
그냥 '너도하니 나도 한다식' 운영으로
역량은 부족한데 지역 축제의 공급은 과다해보이는 것만 같은데요^^;;
ㅁ 지역축제 현실: 4,372억 써서 818억 번다ㄷㄷ
지자체간 경쟁 심리가 작용한 관 주도의 ‘너도나도 축제’판에서
하루에 열리는 축제만 거의 3.2개라고...
2019년 기준 지역축제가 1,170개 중 흑자가 나는 행사는 충격적이게도 4개뿐이라고 합니다.
전남 곡성군의 곡성세계장미축제(4억1400만원),
전남 함평군의 대한민국 국향대전(1억6100만원)과 함평나비대축제(1억4100만원),
전남 여수시의 여수거북선축제(100만원) 딱 4개였다고...
비슷한 시기에 열린 행사 및 축제 중 비용이 가장 많이 든 것은
충청북도의 ‘전국 체육대회 및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의 299억5300만원이었다고 합니다.
2위 역시 충청북도가 주관해 개최한 ‘2017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으로 102억9500만원이 들었고
3위는 부산시의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비용은 63억9000만원이었다고...
정리해서 말하면 그 많은 지역 축제 중 4,372억 써서 818억 번다는 소리ㄷㄷ
솔직히 지자체 단체장이
자기 자본으로 4,372억 써서 818억 벌면 과연 사업 할까요 접을까요?
ㅁ 지역축제의 희망편: 화천군 산천어 축제와 함평 나비축제!
혹시 강원도 화천군의 <산천어 축제>를 아시나요?
해외 유명 잡지사에서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산천어 축제>는
강원도 화천군은 몰라도 <산천어 축제>는 알 정도라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강원도 화천군에는 원래 산천어가 살지 않는데
산천어축제를 열면서 청정 농산물 판매에 한몫할 것이라는 마케팅 차원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김천시가 '김밥천국' 이미지가 생각이 난다는 넌센스 같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느낌이네요ㅎㅎ)
1월동안 국내외 184만명이 다녀간 강원도 화천군 산천어 축제는
국내의 대표적 글로벌 겨울 축제는 지역 생존을 위한 몸부림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축제 전엔 주민들이 산천어를 알지도 못했고
마을 잔치 수준의 빙어 낚시만 하던 2만6천명 인구의 화천군은
산천어 축제 하나로 지금 전국 양식 산천어 220t 중 190t을 소비하는 마을로 만들어버렸습니다ㅎㅎ
나비 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군도 원래는 나비가 많은 곳이 아니였지만
제주도에 애벌레를 가져와 번식시키고 '나비 축제'를 개최해 청정자연 함평군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합니다.
'함평군' 하면 고구마를 우선 떠올렸던 낙후 농촌 꼬리표도 떨어져 나가고
나비 축제 덕분에 함평 나비쌀과 천지한우는 전국적 명성을 얻어
농특산물 판매는 10억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ㅁ 지역 축제가 대박 축제가 되려면?
1. 차별화
지역 축제를 가셔보면 느끼시겠지만 전국에 수많은 축제가 열리지만
그 축제가 그 축제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일례로 물고기 관련 축제를 하면
낚시나 맨손 물고기 잡기 등은 빠지지 않고 무조건 나오는 축제 패턴입니다^^;;
거기에 무조건 유명 트로트가수들의 축하공연으로 마무리하는 행사 마무리 패턴들...
그만큼 '남의 축제' 따라하기로 해서
고만고만한 관광객을 찢어먹는 행사가 아닌
특색있는 축제가 필요합니다.
성공한 축제는 충실한 콘텐츠, 차별화된 전략, 그리고 방문객 중심의 설계가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보령머드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김제지평선축제, 화천산천어축제, 함평나비축제 등
축제는 테마가 분명하고 주민참여가 활성화돼야 성공할 수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관광객들이 한번 가보고 싶은 특색있는 행사를 기획해야합니다!
2. 우후죽순 격으로 생긴 경쟁력 없는 지방축제는 정리해야!
매년 우후죽순 격으로 지방축제 예산낭비 실상 정부가 나서
유명무실하고 복사+붙여넣기식으로 개최되는 경쟁력 없는 각종 지역축제를 과감히 정리해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 무리한 지방축제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다음 해 지방선거의 정치성 치적행사가 되어 가고 있고
예산낭비 블랙홀 되고 있어 신중하게 해야 하며
매년 강행하기보다 격년제로 추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실속 없는 지방축제와 민/관변단체들도 진정으로 지역과 주민을 위한다면
회비에 의해 운영되는 자생자립단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되어야 하며
반드시 단체자생력을 키워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민/관변단체를 줄이고 지원되는 임의보조금도 점진적으로 줄이거나 삭감해야 하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해야만 합니다.
3. 바가지 없는 축제가 되어야!
힘들게 힘들게 축제 분위기를 띄운 지역축제에서
상당히 부실하고 비싼 축제음식으로 눈살을 찌뿌렸던 경험 많으실거 같습니다.
23년 6월에 방송된 KBS 예능 '1박2일'에서 출연진이 방문한 경북 영양전통시장 축제서
전통 과자 한 봉지에 7만원씩
두 봉지를 14만원에 강매당하는 장면이 TV에 그대로 방송돼 큰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직접 만든 옛날 과자도 아니고 공장에서 주문해서 가져온 과자를
<1박 2일> 같은 유명 방송 나오는데도 한봉지에 7만원씩 팔자
<1박 2일> PD가 빡쳐서 모자이크 없이 상호와 전화번호까지 내보내기도 했었죠ㅎㅎ
전국 1,000여개 지역 축제들에서 파는 장터음식은 상당히 유사한건
이런 축제 전문 장사꾼(?) 들이 전국 팔도의 축제를 돌아다니기 때문이라고...
일단 지역 축제에서 바가지 씌우기 좋은 메뉴가 '통돼지바베큐 5만원'이라고 합니다.
(이제 축제장에서 통돼지바베큐 5만원자리 먹으면 호구인증 되나요^^;;)
23년 3월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에 이어 5월 전북 남원 춘향제와 전남 함평 나비축제 등에서
양도 적고 부실한 '통돼지바베큐'가 4만원~5만원의 고가에 판매된다는 점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최근 지역축제를 가보니 이런 바가지 논란으로 인해
가격을 그나마 줄였지만 음식양은 아직까지 턱없이 부족한건 여전한거같습니다.
관광 전문가들에 따르면 1000여개 달한다는 지역 축제 장터가 운영되는 방식은 대동소이하다고 합니다.
지자체가 직접 부스나 천막별로 개별 계약하며 관리하는 축제는 거의 없고
외부업체에 입찰 등으로 장터 운영을 통으로 넘긴단 점에서 항상 문제 발생 소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입찰로 장터를 따 낸 용역업체 등은 단기간인 축제동안 확정 이익을 보기 위해 하청을 줘
'장돌뱅이'식으로 전국을 도는 전문 장터운영자들에게 자릿값을 받고 넘긴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음식을 파는 상인들은 비싼 자릿값을 만회하기 위해
짧은 기간 바가지 상술로 관광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단 것입니다.
지역 축제를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이런 눈살 찌뿌려지는 바가지 요금을 지적했으나
그냥 무시하고 모르새로 대응했던 지자체의 태도도 변화해야합니다.
ㅁ 1줄요약
하루 평균 3.2개가 열리는 지역 축제를 정부가 나서서
특색있고 경쟁력 있는 행사들만 선별하여 줄이거나 격년제 시행하고
축제 바가지 요금 모니터링을 강력하게 시행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