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 못먹고 15시간이나 일했다는게 너무 슬퍼요
ㅁ 런던베이글뮤지엄 사건의 핵심
저도 이 사건이 있기까지 이 브랜드를 잘 몰랐지만
한국 토종 브랜드로 지점이 수도권에 6개, 제주도에도 1개의 지점이 있고
촉촉한 베이글로 유명하여서 손님들이 오픈런을 할만큼 장사가 잘 되는 브랜드라고 합니다.
이번 과로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브랜드의 촉촉한 베이글을 맛보려는 손님들로 여전히 베이글 하나 사기 위해서 평균 3시간이 걸리는
긴 대기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집의 빵값은 비싸기로 유명하지만 오픈런에 대기시간이 긴 만큼 비싸도 막 담아 사가야하는 빵집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ㄷㄷ)
숨진 고인은 키 180㎝, 몸무게 78㎏의 건장한 체격으로
매장에서 택배 정리, 선반 철거, 차단봉 옮기기 등 육체노동을 주로 맡았다고 하는데...
숨진 직원의 유족 측은 고인이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오픈 당시
일주일 동안 80시간이 넘는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인은 사망 전 12주 동안 일주일에 평균 60시간 21분 일한 것으로 전해졌고
사망하기 전날에는 식사를 못 하고 15시간가량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근로시간을 최대 주 52시간 준수하라고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와는 상당히 반대되는
장시간의 근로시간인 것만은 분명한 거 같습니다.
고인의 유가족들의 장시간 근로시간이 과장된거라면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측에서 실제 근로시간을 증거로 제시하면 될테지만
너무나도 우연히도(?) 고인이 사망한 그 즈음의 매장 지문인식기 오류로 인해
사고 직전 고인의 실제 근로 기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고 합니다ㄷㄷ
(<런던베이글뮤지엄>측의 주장이 우연치고는 상당히 작위적인 상황입니다...)
그럼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측은
매장 지문인식기 오류로 인해 근로시간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되는데
소속 직원이 몇시에 출근해서 몇시에 퇴근하는지도 모르고 월급과 초과근무수당을 주시는 건가요?
건장한 체격을 가진 대한민국 청년이 일터에서 일하다가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안으로 죽었습니다...
이런 과로로 인해 건장한 청년이 죽는 나라...
과연 이런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건가요...
ㅁ 주 120시간 근로도 OK?
"현 정부는 주52시간제로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했지만 일자리 증가율이 (작년 중소기업 기준) 0.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실패한 정책이다.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 제도 시행에 예외조항을 둬서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하더라.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사건을 듣고 생각나는 그분이 계셨습니다...
2021년 7월 19일 대선후보자 신분을 앞둔 그분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해 비판하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답변 중 자신이 만났던 스타트업 청년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필요한 경우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한 뒤 쉴 수 있는 예외조항을 둬야 한다는
스타트업 청년의 의견을 소개해 논란이 불거졌는데요!
여러분은 주5일제에서 주 120시간을 채우려면 하루 몇시간을 일해야하는지 아시나요?
현행법대로 하면 하루 24시간 X 5일 = 120시간ㄷㄷ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잠도 안자고,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고
사무실과 물아일체가 되어야 달성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약간 융통성을 두어서 주7일 근무로 가정한다고 해도
하루에 17시간 근로해야 가능한 근무시간입니다.
산업혁명이 있었던 1800년대 영국의 평균 하루 노동시간이 약 16시간이고,
북한 해외 노동자가 인권 단체의 비판을 받은 근로시간이 하루 14~18시간이었다고 합니다ㄷㄷ
선진국인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유력 대선후보로서
목적을 위해서는 근로자의 주 120시간도 허용될 수 있다고 인터뷰를 보고
근로자로서 정말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그 분의 답변 뒤에 주 120시간 빡시게(?)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는 것도 좋다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대한민국에서 주 120시간씩 근로자를 막 굴리는 회사가
과연 혹사 후 마음껏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혹사에 가까운 엄청난 노동강도를 버티고 나서
근로자의 몸은 과연 정치인과 기업주의 예상처럼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ㅁ 사람의 몸은 기계가 아닙니다!!!
80년대 이전 생 분들은 다들 아실겁니다.
주 6일제에서 그나마 있는 휴일인 일요일마저
회사나 공장에서 잔업해야한다고 부르면
일터로 뛰어가던 우리 부모님의 뒷모습을요...
그때 그렇게 회사나 공장에서 혹사당하고
충분히 쉬지 못한 몸을 술과 담배로 버티셨던거같습니다.
그렇게 회사와 공장에서 혹사당하고 은퇴하신 우리 부모님 세대분들은
건강한 노후를 보내시고 계신가요?
아마 부모님이 평소에 챙겨드시는 병원약만해도 어마어마하신 분들이 많으실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의 현재 모습이
장시간 근로시간이 우리 신체와 사회에 미치는 후유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도 장시간 근로시키면 과부하에 걸려 고장나는데
이렇게 혹사당하는 사람의 몸은 몇해 못가서 병들고 장애를 입을 건 너무나도 자명해보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암환자고, 수도권 대학병원 가보시면 얼마나 많은 국민분들이 심각한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실겁니다...)
4주 동안 주 64시간 이상 일하면 법적으로 과로사 인정 기준을 충족하는데
당시 유력 대통력 후보라는 분이 과로사 기준의 2배의 근로시간을 이야기한 것ㄷㄷ
ㅁ 세계 석학들도 걱정하는 대한민국의 노동시간!
대한민국은 10년 사이 월 16.4시간, 연으로는 196.8시간 줄어들긴했지만
여전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근속기간은 짧은 나라중에 하나입니다.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이 노동시간 세계 최장 국가 중 하나라서 자랑스러우신가요?
이런 비정상적인 노동시간을 보며
세계 석학들은 입을 모아서
<장시간 노동은 저출산과 직결된다. 한국은 노동시간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이는 자랑이 아니다!>
라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했습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독일과 비교하면
연간 500시간이 많으며, OECD 평균보다는 199시간 긴, 그야말로 세계 최고 수준이고
그만큼 장시간 노동을 하게되면
그 이후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는 등 후폭풍도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ㅁ 악습인 <크런치 모드>를 아시나요?
혹시 IT기업의 악습인 '크런치모드'를 아시나요?
크런치모드(crunch mode)는 장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도 못 자고 식사도 거르며 심지어 씻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자신을 희생하며 오랜 시간 업무를 지속하는 걸 의미합니다.
게임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는 크런치모드가 게임 개발자의 과로사와 과로자살을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게임 출시를 앞두고 마감 기한을 맞추기 위해 회사에서 개발자들에게 야근과 특근을 강요합니다.
회사에서 크런치모드건 뭐건 근로자가 그냥 참여 안하면 되지 않냐고 하실 수 도 있지만...
기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함께 크런치모드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수당을 반납해야 하거나 징계를 받는 등 부당한 처우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예전 넷ㅇ블에서 '크런치 모드' 기간 동안
한 주에 89시간 근무했던 20대 근로자가 사망하는 산업재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 분이 대선 후보로서 사실상 처음 자신의 경제 관련 정책적 방향성을 드러낸 자리였으나
목적을 위해서라면 주120시간도 괜찮다는 뉘앙스를 보이며
업계의 '나쁜 관행'인 '크런치 모드'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기우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
아니나다를까
2022년 12월 12일
그 분의 대통령 당선 후
근무시간을 줄여도 모자랄판에
주 52시간제 유연화로
최대 주 69시간 근무가 가능하게 바꾸어 놨습니다ㅠ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미 1930년에 주당 노동시간을 48시간으로 규정했고
대부분의 국가가 40시간을 주당 법정노동시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는 주당 35시간이며 이를 늘리겠다고 하자 시민들이 반대 시위를 한 적도 있는데...
그런데도 2022년에 대한민국은 시대를 역행해
주 52시간도 모자라서
근로시간 주 69시간까지도 이젠 가능하다고 합니다...
ㅁ 마무리
<런던베이글뮤지엄> 사건은
근로시간 주 52시간 준수가 과로사 예방에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을 다시금 말해줍니다.
강조하지만 주 52시간 마저
주마다 근로시간 52시간을 해야된다가 아니라 주 최대 52시간 초과하면 안된다입니다.
오히려 이 주 52시간도 세계기준으로 너무 많은 노동시간이기에 세계 표준에 맞춰
점점 줄여가야할 근로시간입니다.
일주일에 80시간 근로, 하루에 15시간 이상 근로하는게
자랑스럽고 자연스러운 사회가 정상인가요?
우리 사회가 과중한 근로시간과
어느 청년의 과로사, 과로자살에 대해 가볍게 생각한다면
제2, 제3의 <런던베이글뮤지엄> 사건은 반복될거라 생각합니다.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보다도 더 중요한 일은 세상에 없습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사건을 그냥 잊혀질 사건으로 만들지 말아주시고 기억해주세요.
제2의 <런던베이글뮤지엄> 사건은 본인 또는 본인 가족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