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이름으로 죽어서는 안 된다 —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을 보며

최근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이 과로로 사망했다는 의혹을 접하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제는 ‘과로사’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일터에서 사람이 죽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합니다. 특히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20대의 젊은 청년이라는 점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더 명확히 드러냅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만들어낸 ‘열정 노동 문화’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인기 있는 브랜드, 트렌디한 직장이라는 이미지 뒤에는 “성장”과 “성과”라는 단어에 짓눌린 현실이 존재합니다. “좋은 기회니까 조금만 더 버티자”, “이 시기만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건강과 시간을 스스로 희생합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전국적으로 줄 서서 먹는 핫플레이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인기 뒤에 누군가는 밤낮으로 반죽을 하고, 매장 오픈 준비를 하며, 하루에 10시간이 넘는 노동을 버텼을지도 모릅니다. 브랜드의 성공이 직원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결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기업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단순히 사과문 몇 줄로 끝낼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왜, 어떤 구조에서 그렇게 일하게 되었는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근로시간, 휴게시간, 인력 배치, 내부 보고 체계가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 공개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책임 있는 기업이라면 직원 한 명의 죽음을 ‘불운한 사고’로 치부하지 말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와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소비자들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줄을 서며 즐기는 그 ‘핫플레이스’가 과연 어떤 노동의 대가로 만들어졌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기업의 맛과 이미지뿐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는 운영’을 기준으로 브랜드를 평가하는 소비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진짜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이 사건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청년이 일하다 죽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닙니다.
열정과 희생이 혼동되는 구조 속에서 더 이상 아무도 희생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좋은 브랜드”는 결국 사람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브랜드여야 합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비극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
“우리는 지금,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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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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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가네#2rt8
    더많은 변화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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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루나루얌
    열정의 이름으로... 이 말이 너무 슬프게 들리네요
    앞으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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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무라비
    열정노동이라는 말씀 공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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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영#rPwx
    열정페이같은 열정노동 너무나 안타까운 단어들인데, 사회가 만들어낸 잘못된 노동 문화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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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영#OsSs
    열정이 과하면 탈이 납니다.
    사람은 기계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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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닥파닥순심
    사람은 로봇이 아닙니다. 로봇은 고치기라도 하지만 사람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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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해야햄a
    정말 기사보고 나니까
    헉 스럽더라구요 역시 ㅠ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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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가는 고샘
    IMF에 직장을 다니며 나도 야근할만큼 해봤고 119도 타보고 했지만
    요즘 시대에 무슨 밥도 안먹이고 그렇게 일을 시키냐....기계도 기름칠 안해주고 그렇게 돌리면 고장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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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gerJK
    진상 규명과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요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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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왔다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길 바랍니다 모두 기본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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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
    아직도 이런 마인드의 회사가 성공할 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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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피자
    사람이 우선인 브랜드를 만들어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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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큐민
    자기네 가족이라도 저렇게했을까요
    정말 충격적인 운영과 대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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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licious
    일은 시키면서도 책임은 회피하는 기업 문화는 반드시 사라져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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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열정이란 이름을 내세워 직원을 혹사시키면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