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치 설명이 부족하네요
이번 카카오톡 위치 공유 기능 개편을 보면서 가장 먼저 느낀 건 편리함과 위험성이 동시에 커졌다는 점이었어요.
특히 가족이나 보호가 필요한 사람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분명 도움이 되는 순간이 많죠.
치매 가족,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 야근이 잦아서 늦게 귀가하는 사람들처럼
위치를 확인해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건 서로에게 심리적 안전망이 되니까요.
그런데 이번 개편의 문제는 **“무제한 공유”**라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필요할 때 잠깐 켜놓고 끝내는 기능이라면 부담이 덜한데,
상대가 끄지 않는 이상 계속 공유된다는 건 결국 *‘알면서도 감시를 허용하는 구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버리거든요.
게다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민감해질 수 있어요.
연인, 가족, 동거인 사이에서 “왜 끄려고 해?”, “왜 이 시간에 이곳에 있었어?”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기기 시작하면
그건 안전을 위한 기능이 아니라 서로를 통제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죠.
이미 위치 공유가 스토킹이나 관계 폭력 수단으로 악용된 사례들이 많다는 걸 생각하면
무제한 공유는 너무 과감한 업데이트라고 느껴집니다.
물론 기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안전 장치와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이 더 크다고 봐요.
무제한 공유가 켜졌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선택지를 제공하거나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으면 시작도 안 되는 방식 등
사용자가 통제권을 갖는 디자인이 있었더라면 지금 같은 반발은 덜했을 것 같아요.
정리하면,
이 기능은 ‘유용할 수 있는 도구’이지만 ‘악용될 여지가 너무 크다’는 지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내 의견이에요.
사용자 편의를 위해 만든 기능이라면, 그만큼 사용자 안전도 함께 고려한 업데이트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능을 쓰는 건 결국 개인의 선택이지만, 선택해야 할 권리조차 불명확한 상태로 기능이 제공되는 건 문제가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