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요.. 초고층 빌딩이라니요??? 서울의 역사적 공간을 존중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사요약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에 최고 145m(약 40층) 높이의 건물을 허용하는 재개발 계획을 고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가유산청장이 강한 우려를 표명하자, 오 시장은 "사실 왜곡"이라며 맞받아쳤다. 그는 이 사업이 "종묘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도 어제 뉴스를보다 황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녹지를 조성한다면서요? 그런데 실제 계획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종묘 정전의 높이가 겨우 10m 남짓인데, 그 앞에 40층 건물이 솟아오르는 것입니다.
이게 종묘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인가? 아무리 녹지를 깔아도, 종묘 앞에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들어선다면?
민간 개발업자에게 초고층 건물 건축을 허용해주고 그 대가로 공공용지를 얻겠다는 의미인데,
문제는 이 거래에서 누가 더 큰 이익을 얻는것이죠? 민간 개발사는 고도제한 완화로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얻죠.
반면 시민들은 600년 역사의 세계유산 앞에 솟아오른 콘크리트 벽을 평생 바라봐야 합니다. 그간 보존해온 것은 무산이 되구요. 이것이 과연 공정한 거래인가요?
"낙후된 폐허"라는 오시장
오 시장은 세운상가 일대를 "붕괴 직전의 판자 지붕 건물", "폐허나 다름없는 상태"로 묘사합니다. 이는 전형적인 재개발 논리. 낙후되었으니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사고방식이죠.
하지만 서울의 구도심이 간직한 저층 건물들과 골목길, 그 속의 삶은 단순히 "낙후"로만 규정할 수 없다. 세운상가는 한국 전자산업의 산실이었고, 지금도 독특한 제조업 생태계가 살아있는 곳입니다. 이를 "1960년대를 연상시키는" 부정적 이미지로만 치부하는 것은 도시의 역사성과 다양성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냅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한국내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구도심의 미학적 가치를 높게삽니다.
저층으로 정비하면서도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재 경관을 보존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오 시장은 율곡로 복원사업, 한양도성 복원 등 과거 서울시의 문화재 보존 실적을 나열하며 "우리는 문화재를 잘 보존해왔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과거에 잘했다고 해서 지금의 정책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동안 문화재를 잘 보존해왔다면, 왜 이번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바로 앞에 145m 건물을 허용하는지요?
종묘의 가치를 높인다면서 왜 종묘를 압도할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는지? 녹지를 만든다면서 왜 건물은 더 높이 올리는지? 문화재를 존중한다면서 왜 문화재 당국과 먼저 협의하지 않았는지?
문화유산 보존이 아니라 개발 이익의 극대화. 시민의 공공자산인 종묘 경관을 담보로 민간 개발사에게 특혜를 주는 구조. "녹지축", "역사와 미래의 공존"과 같은 그럴듯한 수사로 포장되어 있을뿐입니다.
600년 역사의 종묘는 한 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어요.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시민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서울인가? 지금이라도 멈추고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