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가 33살(여)이고 상대방은 57세로 띠띠동갑입니다. 이혼하신지 15여년 정도 되셨고 지금 건장한 아들둘 27살 20살이 있습니다.
그분은 피지컬이 좋습니다. 10년간 헬스를 하셔서 몸이 참 탄탄합니다. 몸만 보면 키도 크고 20대 라고 해도 믿을 그런 외적인 모습입니다. 젊었을때는 참 잘생겼어서 나이가 들어도 중후한 멋이 살아있는 그런 중년남성이 느낌입니다.
저는 평범한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그런 사람입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들 하죠? 저도 이분과 만남이 시작된 것이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27살에 궁합도 안본다는 4살차이의 오빠와 5년을 연애하다 결혼준비중에 헤애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5년을 만나면서 큰 다툼 없이 서로가 안정적인 그런 연애를 했습니다.. 만난지 1년정도 되었을때 이런사람면 결혼해도 좋을것같다고 서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희는 헤어졌습니다.
시어머니가 저의 조건이 부족하다 여기셨고 부모님의 반대를 설득시키지 못한 저희는 헤이지게 되었습니다. 좀더 정확히는 제가 차였죠..
저는 두달을 제 방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식음을 전폐하며 그사람을 생각하며 울며 잠들고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의 충격이었습니다.
제 마지막 사랑이라 생각했고 저희 둘 사이의 문제가 아닌 외부적요건 때문이라는 생각이 저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5살때 제 친엄마는 한달정도 저를 버리고 집을 나간적이 있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로 버려진다는 것에 대한 아픔이 있습니다.
그 4살오빠는 사실 연애가 즐거운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무뚝뚝한 남자였습니다. 항상 제가 더 맞춰주고 배려하는 연애였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그사람과 연애했던것은 묘한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양이를 키워보신적 있으신가요? 고양이의 매력중 하나가 함께 있으면 불안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며 안정감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사람은 제가 고양이 같은 남자였습니다. 평생 알수없는 불안에서 저를 구제해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과 함께했던 지난5년이 제 평생에 가장 행복하고 심적으로 안정듼 편안한 인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내주었습니다. 그사람이 내게 더이상 제손을 잡아주지못하겠다했을때,
더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했을때,
잡지않았습니다.
저에게 편안한 행복을 선물해주었던 그사람을 불행하게 하고싶지않았습니다.
사랑하니까 보내준다는 말을 공감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사실 그 사람을 생각하면 그리워 눈물이 납니다. 힘든일이 생기거나 마음이 불안할때면 아직도 그사람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그러다.. 지금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일을 하다 잠시 알게되었는데, 제가 별 생각없이 제 파혼이야기를 했습니다. 지인이 아니기에 더 쉽게 터놓을수 있었습니다. 그분도 이혼이라는 아픔이 있었기에 서로가 공감해줄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아이들이 아주 어릴때 아내가 바람이 나면서 이혼을 하게 되고 혼자 아이들을 키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하다보니 마음이 가까워지고
저의 자존감이 바닥인 상태에서 저를 좋아해준다는 사람이 다가오니 저도 현실적 판단이 흐려지더군요.
당시에 저는 앞으로 누가 나를 사랑해주나,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했지만 결혼하지못했다면 연애가 무슨의미인가, 나는 그사람과의 함께 하는 미래만을 그리고 계획하면서 살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하는 그런 생각들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게 좋은 사람이 생길때까지만 옆에 있어주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만나다보니 정이 쌓이고 제가 자꾸 의지하고 싶어집니다.
그분은 아이가 둘이나 있고 현실적으로 사회적으로 당당하게 말할 수 없는 관계이다보니 일반적인 데이트를 할 수 없는게 힘드네요..
저도 제 스스로 이 관계가 당당하지못합니다.
얼마전까지도 8살차이나는 사람과 연애를 왜 하는지, 나이먹은 아저씨를 왜 만나냐며 욕을 하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더이상 그사람에게 정이 들기전에 관계를 정리하는게 맞는걸까요..
어짜피 제가 결혼 할것도 아닌데
불륜도 아닌데,
경제적도움을 받는거도 아닌데
그냥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것뿐인데
다른 사람들 눈치를 꼭 봐야하는걸까요.
사실 저도 제 감정상태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외로워서인지
이별이 힘들어서 현실도피중인 것인지.
정말 그분을 좋아하는것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