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회 할말이슈] 처벌 위주 접근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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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들의 거리를 지나다니다보면, 간판의 가시성은 둘째치고 알 수 없는 외국어들이 즐비할 떄가 많다. 한국어는 어디있는지, 여기가 한국인지 모를때도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외국어 간판의 증가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글로벌화 시대에 외국 관광객과 거주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접근성을 높이려는 자연스러운 변화다. 특히 관광지나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는 실용적 필요에 의한 것이다. 또한 젊은 세대의 언어 감각 변화와 브랜딩 전략의 일환으로 외국어 간판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단순히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여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은 현 시대에 맞지 않는 시각이다. 처벌보다는 한국어 사용을 자연스럽게 독려하는 방향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먼저 인센티브 제공이다. 한국어 간판 사용 업체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지원금 제공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둘째, 교육과 홍보다.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캠페인을 통해 인식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셋째, 합리적 기준 마련이다. 지역 특성과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탄력적 적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이 시점이 가장 적기인지도 모른다.

 

외국어 간판 문제는 단순히 법 위반 여부의 문제가 아니다. 언어의 다양성과 정체성, 실용성과 전통이 만나는 지점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복합적인 사안이다. 처벌 위주의 접근법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대신 업주들과의 소통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한국어 사용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법은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해야 하며, 현실을 고려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 외국어 간판 문제 역시 처벌보다는 소통과 이해,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더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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