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들은 말 중 잊히지 않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술 때문에 패가망신한 집은 있어도 담배펴서 망한집은 없다.'는 말이예요.
저도 가끔 술을 마시는 사람이고 비흡연자이기때문에 흡연을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어요.
주변에 술 때문에 난감해진 지인들 다들 있으시지 않나요?
우리나라는 음주에 대해 굉장히 관대한 나라입니다.
음주와 관련된 사고에 대해 너무나도 처벌이 가볍고 술을 마신 상태로 일어나는 범죄들은 음주로 인해 정신이 멀쩡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형 되기가 부지기수죠.
음주운전, 가정폭력 등등 술을 마신 뒤 일어나는 사고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술 값이 올라 흉악범들이 부담되서 단 한 잔의 술이라도 덜 마시게 된다면 저는 술값을 올리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음주사고에 대한 법 강화를 기대해도 여전히 발전이 없는 것 같아 일차원적으로 술값이라도 올리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어른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녀들 앞에서 술을 마시고, 각종 미디어에 술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합니다. 속상하면 술, 기분좋으면 술, 심심하니까 술. 어쩌면 아이들이 술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먹어보고 싶어하는건 당연한 수순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커피값이 아까워 지출을 줄이듯 술값이 아까우면 줄이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 술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돈내고 먹으면 됩니다. 술의 가치를 높게 생각하면서 왜 그만한 가치에 해당하는 가격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걸까요? 담금주와 1.8L 이상의 페트류 제품은 가격이 유지된다고 하니 집에서 원두갈아 커피 내려먹듯 집에서 담금주 담아먹으면 식당에서보다 싼 값에 술을 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술은 그 술과 어울리는 음식과, 좋은 분위기에서 먹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를 가든 팩소주를 들고가서 식당에서 모든 음식에 소주를 곁들이고, 남의 나라 지하철에 자리깔고 앉아 소주를 마시던 어른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외국인들이 다 흘긋거리는데 얼큰하게 취하셔서 고함치듯 들려오던 한국어가 그렇게 민망하고 부끄러울수가 없었습니다. 늘 술과 함께하는건 멋진게 아니라 '알콜중독'인 겁니다.
대학교 신입생을 죽음으로 몰고간 신입생 술고문도 결국 술이 싸서 대학생들도 싼 값에 많이 살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가격이 낮으면 쉽게 접근하게되고 쉽게 생각하게 됩니다. 충분히 위험할 수 있는 요소임에도 그동안 턱이 너무 낮았던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담배값 인상으로 한창 시끄러웠던 시기를 지나니 여전히 흡연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반적으로는 금연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길에서 담배 냄새 덜나고 입에서 커피+담배 똥내 덜 맡으니 저는 좋더군요..
저는 술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길에서 만취자를 피해다니지 않아도 되고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마셔야 하는 일들이 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술의 가격이 오르는 만큼 술의 가치도 올라 매일 마시는 일상이 아닌 특별한 날 함께하는 조금 더 가치있는 음식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