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인재들이 비자 문제로 미국을 떠나야 는 현실이 안타까웠는데, 골드 카드가 기존 H-1B 추첨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네요. 기업이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으로 보입니다. 다만, 제도의 구체적인 설계에 따라 논란의 여지도 잘 헤쳐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급 인재의 미국 이탈을 막기 위한 새로운 체류·취업 경로로 ‘골드 카드(Gold Card)’를 제시했다. 그는 하버드·와튼·MIT 등 최상위 대학 졸업생들이 비자 문제로 캐나다로 이동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기업 주도의 합법 체류 보장을 해법으로 내놨다. 배경에는 추첨제에 의존하는 H-1B 취업비자와 임시 유예에 그치는 OPT 제도의 구조적 한계가 있다. 정책은 인재 유출을 되돌리려는 시도로 평가받는 한편, 설계에 따라 논쟁도 예상된다.
미국은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글로벌 인재를 배출하지만, 졸업 이후 체류를 보장하지 못해 상당수가 국외로 이동하는 구조를 안고 있다. 핵심 원인은 H-1B 취업비자의 ‘운에 맡긴 추첨’이다. 연간 쿼터(85,000개)에 비해 신청자는 수십만 명에 달해, 학벌·실력·연봉과 무관하게 탈락이 발생한다. 기업이 채용해도 추첨에 실패하면 즉시 출국해야 하는 불확실성 탓에, 장기 프로젝트·승진·주거 계획이 모두 흔들린다.
졸업 후 임시 대안으로 활용되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역시 근본 해법은 아니다. 비STEM 전공은 1년, STEM 전공도 최대 3년의 유예만 허용될 뿐, 이 기간 내 H-1B에 실패하면 자동 출국이다. 취업영주권(EB-2/EB-3)은 절차가 수년 소요돼, 그 사이 합법 신분을 유지하지 못하면 절차가 중단된다. 이 병목은 “명문대 졸업→취업→추첨 탈락→강제 출국”이라는 전형적 경로를 고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 카드를 “그린카드의 강화판”으로 소개하며,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우수 인재의 체류를 즉시 안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 측은 단기간에 상당한 판매 실적이 나왔다며, 기업의 인재 확보 수요가 크다고 밝혔다. 이민 전문가들은 “문제의 핵심은 추첨 리스크”라며 “기업 판단으로 확실성을 구매하는 구조는 실무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 카드는 불법 이민 차단과 고급 인재 유치의 분리 설계를 전제로 한다. 캐나다·호주·영국이 이미 점수제·패스트트랙으로 인재를 흡수하는 가운데, 미국만 추첨에 의존해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누적돼 왔다. 다만 고액 비용 중심의 접근은 형평성 논란과 대기업 쏠림을 낳을 수 있어, H-1B·EB 제도와의 병행 설계가 관건이다. 해외에서는 “미국이 뒤늦게 글로벌 표준을 좇는다”는 평가와 함께, 제도의 구체 요건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의 골드 카드는 캐나다로 빠져나간 인재를 되돌리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성공 여부는 가격·대상·기존 비자와의 정합성에 달려 있다. 추첨 병목을 해소하면서 접근성을 넓힌다면 인재 유턴의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설계가 미흡할 경우 ‘부자 비자’ 논란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