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쟈수#JB5f
결국 우리 모두는 일하는 노동자일텐데 왜 택배만 가혹할까요
이 아파트 단지는 지상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해 ‘차 없는 길’을 강조한다. 취지는 충분히 이해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놀 수 있고, 주민들도 쾌적하게 산책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저녁이나 공휴일에 택배 차량 진입을 막아두니, 기사님들은 매번 수레에 짐을 옮겨 싣고 단지를 돌 수밖에 없다. 덕분에 배송 시간은 두세 배로 늘어나고, 여름이면 땀에 젖고 비 오는 날이면 몸이 흠뻑 젖는다. 그 상태로 엘리베이터에 오르면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때도 있다니, 기사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난처할까 싶다.
사실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신선식품이나 무거운 짐만큼은 차량 진입을 허용한다든지, 단지 입구에 전용 하역 공간을 마련한다든지, 주민들이 조금만 양보한다면 모두가 편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기사님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자리가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합리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택배는 누군가의 노동이자 동시에 모두의 편리다. 그렇다면 ‘누구의 편의가 더 우선인가’를 따질 게 아니라, ‘조금씩 어떻게 배려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맞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