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 주민 안전을 위해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로 계획된 아파트?
2018년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와 인천 송도국제도시 등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면서 벌어진 택배 대란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거 같습니다.
아파트 설계 때부터 주민 안전을 위해 '차 없는 아파트'로 계획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도로에서 과속으로 운전하여서 입주민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민원이 많아서 라고 합니다.
또한 후진하는 택배차량에 지나가던 아이가 놀라서 넘어져 다쳤다는 사례도 지적했다고 합니다.
그럼 택배차량을 지상으로 못 다니게 애초에 계획했으면 지하주차장 높이라도 좀 높게 지어야하는데
문제는 이미 지어진 지상공원형 아파트의 주차장 입구가 2.3M에 불과하여
차량 높이가 2.5~2.7m인 택배차량은 출입이 불가능했다는거^^;;
21년 기준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180여개 아파트가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고 있고
심지어는 배달 오토바이의 출입을 막는 곳도 103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ㅁ 저상 택배차량을 이용하라 주장하는 입주민들?
입주민들은 하나 같이 주민 안전과 보도블럭 훼손 등을 이유로 일반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통제했습니다.
일반 택배차량의 경우 차량 높이가 높아서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없기에 택배원들 본인들이 알아서 지하주차장 출입가능한 택배차로
변경하라고 '공지 같은 통보'를 했다고 합니다.
우선 이런 지상층 택배차량의 출입이 금지되는 아파트를 위해
저상 택배 차량을 운용하려면 개조는 불가능하고 아예 새로 구매를 해야하는데
택배기사는 개개인이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에 4,000만원 정도를 자부담해야한다고 합니다.
또한 차량 구입비용보다 더 심각한건 택배기사분들의 건강입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이런 낮은 높이의 차량구조 안에서 거의 매일 400여개의 무거운 택배를 나를수있을까요?
일례로 178cm 건장한 신체의 성인남자 택배기사분께서
9년 간 저상 탑차에서 일하셨는데
일반 택배차량의 짐찬이 1.8M여서 보통 고개를 숙이지 않고 일할 수 있고,
한번에 300개 넘는 택배를 실을수있는데 반해
저상택배차량은 높이가 1.27M에 불과해
하루에 3~4번씩 30분간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상자를 정리하기에
택배기사님의 허리가 남아나지 않고 실을 수 있는
택배의 갯수도 그 절반인 150개밖에 실을 수 없어 물류창고를 최소 1번은 더 왔다갔다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루 평균 400여개의 택배를 배송하는데 복대와 무릎보호대는 필수라고 합니다.
그리고 디스크가 생겨 두차례 시술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상차량에서는 몸을 숙인 채 작업해야 해
허리는 물론 목, 어깨, 고관절, 무릎 등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이 더욱 심각해진다고 합니다.
이미 예전에 고용노동부에서도
저상 차량이 일반 차량보다 근골격계 질환 위험성이 높다는 취지의 조사 결과도 발표했었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지상에 '차 없는 아파트'니깐 저상 택배차량 사용을 강요하는 입주민중에
본인도 저상 택배차량으로 택배일하시는 분이 몇분이나 계실까요?
본인이나 본인 자식들은 택배기사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택배기사분들에게 재정적으로나, 건강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는 저상택배차량을 강요하는 입주민들은 한달만 본인들이 원하던 저상 택배차량에서 하루 400건씩 택배 날라봐야 느껴지시는게 있으실까요...
ㅁ 안전과 편함은 모두 누려야겠고, 책임은 택배기사에게?!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배기사님들께 저상차량 사용이 어려우면
그냥 손수레로 일일이 세대별로 나르라고 한다고 합니다.
택배는 시간 싸움인데 손수레로 일일이 옮기다 보니 단지 바로 앞에 주차할 때보다
2~3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합니다.
택배기사분들은 택배 하나 배송할때마다 몇백원부터 몇천원까지의 수수료를 먹고
개인사업자이다보니 택배로 인한 컴플레인 또한 본인 책임이라고 합니다.
손수레로 일일이 세대별로 나르다보면 고생만 더 할뿐 시간 낭비, 체력 낭비로 수입이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세대별 배송을 포기하고 택배를 경비실이나 임시 보관소에 가져다 놓고
입주민에게 본인 택배를 가져가라고 하자
입주민들의 거센 항의와 함께
"(택배 기사들) 나쁜 놈들!" 이라고 다짜고짜 욕부터 박으시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ㄷㄷ
김장용 배추나 쌀, 생수 같은 물품들을 어르신들 혼자서 들고 가는 모습을 보면
택배기사분들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택배기사분들도 딸린 식구들이 있기에
벌이와 본인 건강까지 포기하면서 입주민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순없다고 합니다.
ㅁ 정당한 목소리를 내는 택배기사분들을 SNS서 조롱?
택배기사 측은 차량 진입 금지는 업무 방해이고,
저상탑차 사용 강요로 택배기사들의 건강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하는 택배기사님들의 기자회견 직후
일부 아파트 입주민들이 SNS 단체대화방에서
택배기사들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입주민들은 대화방에서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데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느냐”,
“택배 불가 지역으로 선정하면 택배사가 타격 입을 텐데 배부른 소리 한다”,
“(택배기사들이) 집단 이기주의에 갑질하는 아파트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택배기사분들을 조롱했다고 합니다.
구시대적 발언을 필터링 없이 말씀하고 다니는 입주민들은
꼭 본인 상사나 클라이언트, 민원인에게
한글자도 다르지 않게 똑같은 이야기 듣고 다니시길 바라봅니다...
ㅁ 해결책
2018년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도 택배차량 진입을 금지해 ‘택배 대란’이 벌어지고
논란이 확산되자 국토교통부는
2019년 1월부터 지어질 지상공원형 아파트에 대해선
지하주차장 높이를 2.7m 이상으로 높일 것을 부랴부랴 의무화했습니다.
이미 지어진 180여곳의 아파트는 여전히 택배 문제에 대해선 현재진행형입니다.
1. 입주민과 택배기사의 원만한 합의
택배노조는 안전과 편함을 동시에 누리면서 책임은 힘없는 택배기사에게 전가하지말고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출입을 허용하고 대신 추가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사짐 차량, 긴급자동차량은 허용하면서
주민 안전문제로 유독 택배기사와 배달기사들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서는 안됩니다.
단지내 택배차량의 과속문제가 걸린다면 단지내에선 30키로 미만 속도제한 등으로
전면 통제보단 안전운행을 전제로 합의하여 지상 운행을 허용하면
입주민과 택배기사분들 모두 win-win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 해당 아파트에 택배 추가 요금 부과
보통 현재 택배요금체계에서도 도서지역이나 오지인 지역은 추가 요금을 받고 있습니다.
택배차량 통행금지로 인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택배차 운용에 제약을 받는 상태라며
해당 지역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다른 아파트보다 훨씬 더 많은 수고로 택배운송이 달성될 수 있기에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3. 국민세금을 투입한 시니어 일자리 창출?
현재 국토교통부에선 지상층 택배차량 운영이 불가능한 아파트에 대해
아파트 단지 내 미임대 상가, 커뮤니티 시설 등 택배를 집결시키고 시스템으로
국내 17개 택배사가 지정된 배송거점까지 물건을 운반하고
거점부터 각 가정까지는 1개 택배사에 맡기거나 마을 노인 등 지역 인력이 담당하는 방식을 구상중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각 택배사가 약속된 장소에 택배를 모두 가져다 놓으면
계약된 택배회사 또는 어르신 택배원분들을 따로 고용해
택배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아파트로 직접 배달을 해준다는 사업입니다.
이런 실버택배 사업으로 고령자 일자리를 1천개를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국민세금이 투입된다는 거...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본인들이 자청하는건데 왜 거기에 국민세금을 투입시키는 지 모르겠네요...
주민투표를 해서 본인들이 직접 가져가게 하거나 아님
마을 주민들이 돌아가면서 택배 배달을 세대별로 해주든 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게 싫다면 실버 택배원분들을 입주민 협의체가 고용해
아파트 주민들 관리비에서 더 걷든지 하는게 해결하는게 합리적일거같습니다.
4. 대기업 택배회사와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지상층 차량통제 아파트에 대해 택배기사님과 입주민들의 싸움이 되고 있습니다.
택배기사님들은 다 각각이 개인사업자이고 협업에 종사해 바쁘기에
이런 싸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작 대형 택배회사들은 택배기사님과 입주민들의 싸움에 방관자 모드인거같습니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중재를 해야함에도
노력은 하고 있는듯하나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형국입니다.
힘없는 택배기사님들만 알아서 하라고 방관하지 말고
대기업인 택배회사와 정부도 적극적인 해결자세와 중재가 필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