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한다고 공공장소인 공원에 200명 넘게 너튜버들이 몰리면... 진짜 함께 사용하는 공공장소 사용이 원활하도록 제재를 해야합니다.
공공장소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공간인가?
부천역 주변은 이제 특정 유튜버와 BJ들에게 '핫플'이 되어버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이 많고, 공간이 넓으며, 촬영하기 좋다. 그곳에서 그들은 욕설을 퍼붓고, 음주 방송을 하고, 시민들을 무단으로 촬영한다. 조회수가 곧 돈이 되는 세상에서, 자극은 점점 더 강해져야만 했다.
문제는 이 모든 일이 '공공장소'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지하철을 타러 가던 학생이, 퇴근길 직장인이, 아이 손을 잡고 걷던 부모가 의도치 않게 이 콘텐츠의 배경이 된다. 동의도, 대가도 없이. 그들의 일상이 누군가의 조회수를 위한 도구가 되는 순간, 광장은 더 이상 모두의 것이 아니게 된다.
이것은 비단 부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홍대입구, 신촌, 강남역, 명동 어디든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플랫폼 경제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다. 조회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시스템 안에서, 선을 넘는 행위는 점점 더 과감해진다.
현행법으로 이들을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 공공장소에서의 촬영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욕설이나 소란 행위도 경범죄처벌법 정도로밖에 다룰 수 없다. 타인을 무단 촬영해도, 그것이 성적 목적이 아니라면 처벌 근거가 약하다. 법은 디지털 플랫폼 시대의 새로운 일탈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부천시가 특별사법경찰 도입과 입법 추진을 검토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법적 공백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이 대책위원회가 행정이 아닌 시민들이 주도했다는 점이다. 17개 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였고, 요일별로 정기 캠페인을 이어가기로 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이를 두고 "시민이 스스로 나서 공공질서를 지키는 실천이야말로 도시의 품격을 세우는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단순한 미담이 아니다. 지역 문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종종 그 지역 주민들로부터 나온다. 그들은 매일 그 공간을 지나고, 불편을 체감하고, 변화의 절실함을 안다. 200명이 광장에 모였다는 것은 이것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이다. 공공장소는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의 조회수가 수백 명의 불편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광장은 누구의 스튜디오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것이다. 이 당연한 진실을 되새기기 위해, 200명의 시민이 필요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면서도, 그들이 나섰다는 것만으로 희망을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