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하급 공무원 박봉 -> 누칼협?
- 불과 몇달전에 <누칼협>이란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누가 칼 들고 협박이라도 했냐?’의 줄임말인 <누칼협>은 누군가 고충을 토로할 때 그 책임이 오롯이 개인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신조어입니다.
이런 논리는 하위직 공무원 월급 인상관련 논의가 나올때마다 활용되서 언급되었던거같습니다.
하위직 공무원의 박봉으로 인해 생활고에 대해 토로하면
"공무원 박봉인거 뻔히 알면서도 누가 공무원 되라고 칼들고 협박이라도 했냐?"라는 논리입니다.
인터넷 검색 몇번이면 공무원 기본급과 수당 등을 확인해 볼수있고,
많은 수험생이 공무원 월급이 많지 않다는걸 알고도 취업을 위해서 공부를 시작합니다만
왜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공무원으로 몰릴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아셔야할 듯합니다.
2. 대한민국 대기업 취업자 비중
월급 많이 받으려면 대기업 가야지 왜 공무원 되서 징징거리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압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우리나라 대기업 일자리 비중이 얼마인지는 아시는 지 궁금합니다.
최근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대기업 일자리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250인 이상 기업이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OECD 회원국 중 꼴찌입니다.
독일(41%),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 등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비중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100명의 국민 중 생산직까지 다 포함해도 14등까지만 우리가 선호하는 대기업에 취업한다는 거 입니다.
대기업을 들어갈 인원이 많이 잡아줘도 14%이고 이미 바늘구멍으로 답이 정해진 시험에서
거기에 못 들어간 '개인의 노력'만 탓할수있을까요?
IMF 이후 양질의 일자리가 현격히 줄어든 입장에서 대기업은 못가고
그나마 박봉이지만 고용이 안정된 공무원쪽으로 울며겨자먹기로 가게 되는거같습니다.
그렇다고 공무원 시험 합격하기가 쉬운가요?
3. 대한민국 공무원시험 난이도
제가 사는 지방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지방 명문대라고 자부하는 지방 대학들도
대기업 취업뿐아니라 9급 공무원까지 합격하면 대대적으로 '합격 현수막'을 붙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9급 공무원시험 합격도 경쟁자들이 많아서 그만큼 어렵기때문입니다.
직렬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행정직을 기준으로
특출나게 공부를 잘하지 않는 한, 합격까지 최소 3년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것도 열심히 한 수험생에게 해당하는 사항이고
합격 못하면 장수생이나 시험 준비가 직업이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4. 어렵게 합격한 공무원을 스스로 그만두는 이유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공무원시험을 합격한 분들중에 스스로 공무원을 그만 두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24년 7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님의 발언에 따르면
“최근 입사 5년 미만 공직자들의 퇴직자 수가 2019년 6663명에서 2022년 1만3321명으로 배증했다”며 “낮은 보수에 비해 과도한 업무량과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게 주요 이탈 원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쉬운 예시를 들자면
최저시급 받고 편의점 알바하러갔는데
편의점 사장님은 '삼성 직원'과 같은 애사심을 운운하고
편의점 손님들은 백화점 서비스와 비교하면서
"내가 물건 팔아준 돈으로 월급받는 주제에"란 이야기를 듣는다면...
최저시급과 비교되는 월급을 받아도 나라 일하는 공무원이니 자부심을 가지고 일해라?!
국민의 한사람으로 이건 좀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적정한 공무원 월급이 중요한 이유
해외에서 거주하시거나 해외여행을 다녀보신 분들은
외국의 행정서비스가 얼마나 느리고 답답한지 아실겁니다.
일부 개발도상국 같은 나라에선 경찰이 뇌물을 주지 않으면 형사사건임에도
수사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않고 경찰들이 부족한 봉급을 채우기위해
겸직금지의무가 있음에도 관광객들 관광가이드 부업도 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행정서비스 수준은 OECD 최고수준이라고 자부할만하다고 합니다.
9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나라 행정수준도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그나마 IMF 이후 좋은 인재들이 공무원 분야로 진출하였고
경제수준에 걸맞게 공무원분들의 행정서비스 질을 높여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조선시대 공무원이었던 '망나니'를 예로 들자면
나라에서 주는 봉급으론 도저히 살림을 꾸리기 힘들었기에
망나니에게 뇌물을 주지 않으면 일부러 사형집행하는 칼날을 무디게 해서
사형자를 고통스럽게 죽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형자의 가족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망나니에게 뇌물을 줘야
최대한 고통없이 사형집행을 해줬다고 합니다.
그 문제점을 조선 정부에서 알게되어
망나니에게 봉급이 아닌 망나니들을 위한 토지를 제공했고
그 이후로 망나니들의 악행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6. 문재인 정권때 공무원 증원을 많이 해서 월급 올려주면 안된다?
문재인 정권때 공무원 증원을 했던 건 사실이지만 일행직 공무원을 대대적으로 증원한게 아닙니다.
증원 분야가 선진국으로 갈수록 많은 인력이 필요한 소방, 경찰, 교정, 생활안전, 노동부, 국세청 등등의 인력들을 증원했습니다.
공무원 증원이 단순 취업자수 늘리기가 아닌
우리 삶을 더 두텁게 안전하게 보장받을수있음을 의미합니다.
위 직렬들이 우리 생활 밀접한 행정서비스와 연관성이 많은 직렬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점점 선진국으로 가고 있기에 공무원 조직도 체질개선을 하는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기준 공무원 비율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합니다.
7. 결론
공무원 월급이 민간과 비교해 2022년도 기준 83% 수준이고,
잘 아시다시피 공무원 1호봉 기본급은 거의 최저시급 수준입니다.
수당까지 받으면 많다고들 하시는데
그런 걸 다 합쳐도 생각보다 많지 않은 급여수준에
첫 월급을 받은 신입 공무원들은 리얼 현실 월급에 현타가 온다고 합니다.
공무원 연금이라도 든든하다고 하면 모를까
박근혜 정부 이후 개악이 계속 되어서
신규 공무원들은 연금 재정악화로 공무원 연금을 추후에 받을 수는 있을까 걱정하는 수준입니다.
9급 공무원은 고등학교 졸업 수준만 되면 할 수 있는 단순 노무이니
월급 많이 줄 필요없다라고 생각하시지만
대한민국 사회가 고도화 된 만큼 각종 민원이나 민원 응대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기에
90년대 초반에 비교하여 업무난이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공무원분들도 사람인지라 월급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좋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내야되는 세금이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최소한 최근 물가상승률인 3.5% 였던 걸 감안해서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질은 유지할 수 있도록 인상 되는 게
열심히 공직 생활을 하시는 많은 공무원분들께
최소한의 배려는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