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회 할말이슈] ‘언더피프틴’ 논란, 단순한 방송 취소로 끝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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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 나라를 걱정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고는 합니다.

독일 유튜브 채널에서 South Korea is Over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저출산의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과도한 근로시간, 경쟁, 급속한 발전, 가족의 가치를 외면한 결과 그리고 아이들을 보호하고 보살피지 않아 온 우리 전체 사회의 또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되돌리기에 늦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더피프틴'은 글로벌 최초로 진행되는 만 15세 이하 K팝 신동 발굴 세대교체 오디션이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선별된 15세 이하 소녀 59명이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 경쟁을 펼친다."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의 이름도 언더피프틴입니다. 이런 기이한 K팝 교육 문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참 난감합니다. 이제야 한국이 K팝을 통해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지만, 그 동시에 내국인들은 곪아 터진 문제들을 맞이하고, 그것은 곧 지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것임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만 15세 이하 K팝 신동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얼마나 깊이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기획한 건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다만 공개된 영상이 더더욱 논란을 부추겼습니다. 문제의 영상 속 8세 아동은 성인과 같은 화장과 노출 의상을 입고, 여성 아이돌처럼 춤을 추고 포즈를 취했다. 심지어 사진 속 바코드 삽입은 아동을 상품화하는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며 비판을 더했습니다. 제작진은 학생증 콘셉트였다고 해명했지만, 한 번만 생각해봐도 충분히 논란이 여지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하나의 방송 기획의 실패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한국 사회의 아동 및 청소년 보호 부재를 드러낸다 생각합니다. 배우 김수현과 김새론 관련 미성년자 교제 의혹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와중에 이런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아이러니 하네요.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없는 사회 구조 때문이라는 점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미성년자에게 무대 위 ‘스타’의 환상을 심어주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진심으로 보호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책임이 먼저 아닐까요? 아동을 ‘연예인’이 아니라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는 ‘취지’와 ‘오해’라는 핑계로 본질을 가리는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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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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